한국 영화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다룬 작품으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웅장한 연출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독립운동 영화가 아니라, 1909년 당시의 시대적 배경과 인물들의 심리를 깊이 있게 조명하며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합니다. 본문에서는 영화 하얼빈의 줄거리를 살펴보고, 역사적 배경과 숨겨진 비하인드 스토리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영화 하얼빈의 주요 줄거리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의 실제 하얼빈 의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영화는 안중근 의사가 일본의 대표적인 군국주의자 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하기까지의 과정과, 이를 둘러싼 국제 정세, 그리고 독립운동가들의 치열한 투쟁을 밀도 있게 담아냅니다.
영화의 시작은 '신아산 전투'입니다. 안중근 장군이 이끄는 대한의군은 1908년 7월 7일 두만강변 마을인 홍의동을 습격해 일본군 4명을 사살하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7월 10일에는 신아산에서 일본군 수비대를 격파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군을 생포하였지만 만국 공법에 따라 전쟁포로인 일본군을 석방합니다.
*만국공법이란? 헨리 휘튼이 출판한 국제법 책, 국제사회에서 국가간 관계에서 지켜야 하는 법적인 질서
이 선택으로 안중근은 많은 동지를 잃게 되고, 이 과정에서의 안중근 의사의 고뇌와 갈등, 결심을 영화에서는 자연경관의 배경을 잘 이용하여 웅장하지만, 섬세하게 보여줍니다.
안중근은 대한제국의 독립을 위해 동지들과 함께 거사를 계획합니다. 그는 러시아령이었던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가 기차역에 도착하는 순간을 노리고 저격을 실행합니다. 이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철저한 준비 과정과 긴박한 순간이 강렬한 연출로 재현됩니다.
이후 안중근 의사는 현장에서 체포되며, 일본군과 러시아 당국의 심문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법정에서도 굴하지 않고, 동양 평화론을 주장하며 일본의 침략을 강하게 비판합니다. 영화는 안중근의 신념과 독립운동의 의미를 감동적으로 조명하며 마무리됩니다.
2. 영화의 역사적 배경: 1909년, 혼란의 동북아
영화 하얼빈의 배경이 되는 1909년은 동아시아 역사에서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대한제국은 1910년 일본에 의해 강제 병합되기 직전이었고, 이미 1905년 을사늑약으로 외교권을 빼앗긴 상태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중근 의사는 일본 제국주의의 핵심 인물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함으로써 조선의 독립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는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장본인이자, 초대 통감으로 한국을 사실상 식민지화한 인물입니다. 그는 일본 내에서도 개혁파로 불렸지만, 조선과 만주 지역에서는 일본의 확장을 주도한 핵심 인물로 평가됩니다. 안중근은 그를 단순한 정치인이 아닌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으로 보았으며, 하얼빈에서 역사적인 의거를 실행하게 됩니다.
또한, 당시 하얼빈은 러시아와 일본의 세력 다툼이 치열했던 곳으로, 만주 지역에서의 패권을 두고 두 강대국이 대립하던 장소였습니다. 안중근 의거가 국제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던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3. 영화 속 숨은 이야기와 제작 비하인드
하얼빈은 단순한 역사 재현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에서 안중근 의거를 조명하는 영화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습니다.
■ 대하소설 <토지>에서 영감을
내부자들을 연출한 우민호 감독은 하얼빈 영화의 시대와 분위기에 대한 영감을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서 얻었다고 합니다.
■ 안중근의 동지들
영화에서는 안중근 의사 혼자만이 아니라, 그와 함께 거사를 준비한 동지들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뤄집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최재형, 우덕순 등 독립운동가들이 함께 작전을 세웠고, 영화는 이들의 관계와 심리적인 갈등도 그려냅니다. 이 중에는 실존 인물과 가상의 인물이 함께 있습니다.
■ 안중근의 유언과 동양 평화론
안중근 의사는 재판 과정에서 “나는 대한의군 참모중장이다”라는 발언을 남기며, 자신이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독립군의 군인임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일본의 침략이 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해친다고 주장하며 동양 평화론을 펼쳤습니다. 영화에서도 이러한 철학적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며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닌 깊이 있는 작품으로 완성될 예정입니다.
4. 가상의 인물_김상현, 이창섭, 공여사 *스포 주의
1. 김상현 (조우진)
- 역할: 대한의군 통역관으로 설정된 가상의 캐릭터. 일본군에 잡혀 고문당한 후 밀정 활동을 강요받는 등 내적 갈등이 두드러집니다.
- 실존인물: 실존 독립운동가 ‘엄인섭’과 ‘김기룡’을 모티브로 두 인물을 합쳐 창작된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엄인섭은 안중근과 함께 손가락 약지를 잘라서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하기로 맹세한 ‘단지동맹’의 한 사람이며 아산전투에도 참여하였으며 최재형 총장 다음으로 높은 위치의 인물이었습니다. 엄인섭은 언제부터 일제의 밀정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안중근 의사와 결의형제를 맺어 신뢰가 높았고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일본의 밀정으로 활동하여 결국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낙인 찍혔습니다. 김기룡이라는 인물은 대한의군 통역관이었으나, 일본측 밀정으로 변절하는 인물입니다.
2. 이창섭 (이동욱)
- 역할: 대한의군 작전 참모로 설정된 허구적 캐릭터. 명분을 중시하는 안중근과 달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냉혹함을 지닌 인물입니다. 안중근과 대비되는 성격으로 갈등 구조를 형성하며 첩보 드라마적 요소를 강화합니다.
- 실존인물: 이창섭역은 ‘조도선’이라는 독립운동가를 모티브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도선은 우덕순과 함께 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해 채가 구역에 대기하지만 이토히로부미가 탄 열차가 채가 구역을 지나가는 바람에 거사에 실패했고, 체포되어 1년6개월의 옥고를 치루었습니다.
3. 공부인 (전여빈)
- 역할: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활동하는 여성 독립운동가로 설정. 무기와 자금을 공급하며 작전을 지원합니다.
- 특징: 당시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대표하는 상징적 캐릭터로 창작되었으며, 강단 있는 모습으로 당시 활동했던 여성 독립가의 면모를 상징적으로 드러냅니다.
결론: 역사 속 영웅, 영화로 다시 만나다
하얼빈은 단순한 독립운동 영화가 아니라, 1909년의 시대적 배경과 국제 정세, 그리고 안중근 의사의 신념을 입체적으로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역사 덕후라면 반드시 관람해야 할 영화로,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영화를 보기 전, 안중근 의거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미리 공부해 본다면 더욱 깊이 있는 감상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한 단순히 사실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각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영화를 보면 더욱더 풍부한 시각으로 인물에 대해 탐구하고 고민할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평: 영웅의 인간적이고 쓸쓸한 면모
안중근을 소재로 한 7번째 영화이기 때문에 뻔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정성화 주연의 영화 <영웅>과 비교해봤을 때, 영화 <영웅>의 안중근은 뜨겁고 열정적인 느낌, 영웅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그렇지만 현빈 주연의 영화<하얼빈>의 안중근은 차갑고 고뇌에 차 있고 인간적이며 쓸쓸하게 보여진다. 이러한 연출은 인물을 표현하는 방식과 영화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방식이 기존의 스토리적인 부분과 영웅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보다 안중근의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고 느와르, 첩보물 같은 형식을 차용하고자 했음이 느껴진다.
이런 부분이 영웅적인 측면보다 오히려 측은한 마음과 복합적인 감정이 들게 만든다. 이렇한 지점은 이외 다른 인물에게도 마찬가지로 투영된다. 단편적으로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복잡한 심경의 인물을 연기해낸 배우들의 설득력 있는 연기가 큰 역할을 차지한다.
다만,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은 이런 인간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해 실제와 가상의 사실이 절묘하게 혼재되어 있는 부분에서 의도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게 전달될 수 있으나 사실적인 부분에서는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