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거벗은 세계사 인조편을 보면 소현세자의 내용이 나온다.
소현세자는 인조의 장자로 삼전도의 굴욕 이후
청의 볼모로 잡혀간다. 소현세자와 세자빈이 청의 볼모로 잡혀간 후 스토리가 너무 흥미로워
찾아본 그 시대의 영화 "남한산성"
남한산성은 소현세자에 대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병자호란은 드라마 '연인'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영화 "남한산성" 소개
1636년 인조 때 삼전도의 굴욕에 대한 영화이다.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때 청의 대군이 공격해오자 임금과 조정은 청나라 대군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피난처를 옮기게 된다. 완전히 청에게 포위된 상황에서 인조가
순간의 치욕을 견디고 나라와 백성을 지켜야 한다는 이조판서 최명길(이병헌)과 청의 치욕에 끝까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예조판서 김상헌(김윤석)의 대립 속에서 인조(박해일)의 번민을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예조판서 김상헌의 캐릭터는 첫 장면에서부터 확인이 가능하다.
인조의 어가행렬 때 ( 어가행렬(御駕行列)이란, 임금이 행사나 목적을 위해 궁궐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할 때, 함께 따르게 되는 신하 및 관료들과 안전을 위한 호위부대 등의 이동을 뜻함) 얼음길을 알려준 노인이 어가를 따라가지 않자 김상헌은 함께 남한산성으로 가기를 청한다.
하지만 뱃사공은 "늙은뱃사공을 죽이기야 하겠냐 소인이 얼음길을 잘 아는지라 청나라 군사들이 들어오면 얼음길을 알려주고 곡식이라도 얻을까 합니다." 라는 얘기를 한다.
그러자 김상헌은 "그대는 조선의 백성이오 어찌하여 임금을 건내주고 내일은 청의 군사를 건내주려 하는구려"라고 물어본다. 뱃사공은 이에 다시 이렇게 답한다. " 어가를 건내 주고 나서 좁쌀 한 줌 받지 못 했습니다."
김상헌은 재차 늙은 뱃사공에게 남한산성으로 가면 강을 건내준 보답을 반드시 할 것이며 돌봐야할 손녀도 함께 거두어 줄 것을 얘기하며 남한산성으로 가길 권한다. 하지만 끝내 뱃사공은 가지 않는다. 이에 김상헌은 그 자리에서 바로 늙은 뱃사공을 죽여버리고 만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조선의 충신인 김상헌은 청나라 군대에게 얼음길을 알려주겠다는 뱃사공을 살려둘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늙은 뱃사공에게는 그 누구이건 자신에게 당장의 주식을 주는 사람이 더 중요하고, 그 사람을 돕는 것이 당연할지 모르겠다. 나와 내 손녀딸아이가 배를 곯고 있는데, 임금이 다 무슨 소용이며, 당장 굶주림을 면하는 것이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할 것이다.
나는 이 장면에서 이 영화의 모든 것이 다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대의명분을 중시한 조선과 누가 왕이 되는 것보다 자신들의 현실의 삶이 훨씬 중요했던 백성들
이것의 대립이 김상헌(김윤석 분), 최명길(이병헌)으로 잘 표현된다.
최명길(이병헌)은 계속해서 청의 신하가 되더라도 전쟁을 빨리 끝내고 백성들의 무고한 희생을 막고 그들의 삶을 지켜야 한다는 주의다. 삶이 있어야 그 후에 대의명분도 있다는 것을 끊임 없이 주장한다.
남한산성은 단순한 삼전도 굴욕의 스토리보다 실제의 삶과 대의명분 속에서의 갈등의 내용이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와닿기도 했다.
결국 대의명분을 중요시 했던 김윤석이 중요한 왕명을 전할 때 상놈인 대장장이에게 맡기면서 결국에는
대장장이에게 왕명이 전달되었단 사실 때문에 김윤석이 사활을 건 마지막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결국 김윤석은 자신의 지키고자 했던 대의명분이 부질 없음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중요 인물을 중심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의 역사에서 백성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며,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더 중요했던 삶이었을 것이다.
벌거벗은 세계사의 내용에 의하면 청나라는 남한산성에 있는 인조를 천천히 압박하려 하였으나, 청나라의 적진 안에서 창궐한 역병 때문에 홍타이지(청나라의 왕)는 인조를 급박스럽게 압박하였다고 한다.
불행히도 조선은 이 정보를 얻지 못 했고 결국 청의 압박에 견디다 못해 항복을 선언하고 직접 성밖으로 나왔다고 한다.
만일 천혜의 요새인 남한산성에서 조금 더 견디었으면 역사는 다르게 흘러갔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역사의 큰 흐름은 똑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볼모로 잡힌 소현세자가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선에서는 천시 여긴 상거래(무역)을 하며, 또한 직접 포로로 잡힌 백성들과 직접 농사도 지으며, 결정적으로 명과 청의 전쟁에 직접 참가해 명나라의 자금성까지 직접 가서 대제국이었던 명이 무너지는 순간을 직접 목도한 소현세자의 얘기를 들었을 때는 이러한 사건은 큰 시대의 흐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변화가 필요한 때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흐름에 따라가지 못 했던 조선이 갖게 되는 필연의 결과일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 뒤에 변혁을 시도했던 많은 왕들이 등장했지만 의문의 죽음을 맞기도 하고, 또한 많은 사람의 동의를 얻지 못 했기에 그 시도는 시도로서만 끝나가게 되는 것 같다.
삶이 있고, 신념이 있는 것일까 신념이 있기에 삶이 지속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나또한 실제 삶에서 당장의 먹고 사는게 더 중요하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 최명길(이병헌)의 마음이 많이 공감이 되기도 한다. 다 좋지만 결국 삶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다 무슨 소용이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진지했지만, 나름의 새로운 해석이 느껴져서 마음에 들었던 영화이다.